그때 그 시절 - 1990년대
드라마 "모래시계" 1995년
시작하는 청춘
2025. 4. 18. 02:41
드라마 《모래시계》는 1995년 1월 9일부터 2월 16일까지 SBS에서 방송된 24부작 정치 느와르 드라마로, 대한민국 현대사의 암울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세 청춘의 사랑, 우정, 선택, 배신을 통해 권력과 폭력, 정의와 진실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고든 작품입니다. 방송 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, 한국 드라마사에 있어 ‘시청률 신화’와 ‘사회적 파급력’을 동시에 달성한 상징적 작품입니다.
1. 작품 개요
- 방송 기간: 1995년 1월 9일 ~ 2월 16일
- 방송사: SBS
- 편성: 월·화 22시, 총 24부작
- 연출: 김종학
- 극본: 송지나
<여명의 눈동자>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 콤비가 다시 한 번 손잡은 작품으로, 1990년대 중반까지 금기시되던 현대사의 민감한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대담한 기획이 특징입니다.
2. 주요 출연진과 캐릭터 소개
- 최민수 (박태수 역)
빈민가 출신의 청년. 친구 우석과는 상반된 길을 걷게 되며, 조직폭력배를 거쳐 권력의 앞잡이 역할을 하게 됩니다. 그러나 결국 자신이 믿었던 정의에 배신당하는 인물입니다. - 이정재 (백재희 역)
부잣집 아들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검사로 성장하지만, 법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며 친구 태수와 재회하게 됩니다. 냉철하면서도 이상주의적인 인물. - 고현정 (윤혜린 역)
카지노를 운영하는 재력가의 딸. 비극적 성장 배경을 지닌 여성이며, 태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집니다. 외로움과 사랑, 이상을 동시에 간직한 캐릭터. - 박근형, 남궁원, 이호재, 정동환 등
조연들이 각기 권력과 조직, 법조계 인물로 출연해 극에 현실감을 부여했습니다.
3. 줄거리 요약
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, 암울했던 유신체제와 군부 정권 하에서 세 명의 친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갑니다. 태수는 주먹의 세계에서 살아남고, 재희는 법의 테두리에서 정의를 추구하며, 혜린은 카지노를 운영하며 권력과의 거래 속에서 살아갑니다.
광주민주화운동, 공작정치, 삼청교육대 등 당대의 민감한 역사적 사건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며, 세 주인공은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에 다가가고, 최후에는 정의를 위해 희생하거나 체념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합니다.
4. 제작 비하인드와 디테일
-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드라마로, 공중파 방송에서 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점이 당시 큰 화제였습니다.
- 삼청교육대에 대한 묘사, 정치권과 폭력조직의 유착 등 현실을 날카롭게 고발하는 시도가 방송사 내부에서도 논란이 될 정도로 민감했습니다.
- 경찰청의 촬영 협조 거부와 같은 외압에도 불구하고, 제작진은 완성도 높은 장면을 위해 방대한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했습니다.
- 전국 시청률 최고 64.5%**를 기록, 지금도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 기록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.
5. 드라마의 주제와 감정선
- 이 작품은 “정의란 무엇인가,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”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.
- 태수는 세상의 불합리와 불평등 속에서 강해졌지만, 결국 권력의 도구로 이용당하고 버림받습니다.
- 혜린은 사랑과 자유를 원했지만, 가족의 원죄와 시대의 아픔 속에 희생됩니다.
- 재희는 법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친구를 고발하게 되며, 영원히 그 죄책감을 안고 살아갑니다.
- 각 인물은 선택과 신념, 배신과 회한 속에서 개인이 얼마나 시대의 폭력에 의해 흔들릴 수 있는지를 체감케 합니다.
6. 관람 포인트와 반응
- 한 장면 한 장면이 ‘역사적’이라는 평이 나올 만큼 강한 몰입감과 메시지를 가진 드라마입니다.
- 최민수의 대사, 이정재의 신념, 고현정의 눈빛이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었고,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.
- "그럼에도 불구하고, 우리는 정의를 믿어야 한다"는 메시지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질문을 남겼습니다.
7. 시청률과 사회적 파급력
- 최고 시청률 64.5% (AGB 닐슨 기준, SBS 드라마 중 역대 1위)
- 드라마 방영 시간에 거리에서 인적이 끊길 정도로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으며, 이 드라마를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으로 대화가 갈릴 정도였습니다.
- 이 드라마 이후 정치드라마의 새 장이 열렸고, 고현정은 국민 여배우로 자리 잡았으며, 이정재는 이 작품으로 톱스타가 되었습니다.
8. 문화적 영향과 종영 후
- <모래시계> 이후 한국 드라마의 주제 의식이 확장되며, 정치·사회 비판적 드라마가 대중적으로 용인되기 시작했습니다.
- 2015년에는 뮤지컬 <모래시계>로도 재탄생했으며,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‘인생 드라마’로 기억되고 있습니다.
- 각종 사회과학 논문, 대중문화 연구에서 현대사의 대중적 재현 사례로 분석되었습니다.
9. OST 및 삽입곡
- 메인 테마곡: “悲(비)” – 임재범
- 웅장하고 애절한 보컬과 감성적인 멜로디로, 드라마의 비극적 감정선을 대표합니다. “너를 위해” 이전의 임재범 대표곡으로 평가받습니다.
- 기타 삽입곡
- 클래식 연주곡 및 연주 위주의 음악 구성으로 극의 진지한 분위기를 극대화했습니다.
- 특히 총격 장면, 재판 장면 등에서 흐르는 중후한 현악 중심의 배경음악이 강한 몰입감을 부여했습니다.
10. 기억에 남는 명대사
- “정의는 언제나 약자의 편이어야 한다.”
- “형, 나 좀 안아줘… 아무 말도 하지 말고…”
- “그냥 그렇게 살아. 그렇게 밖에 살 수 없으니까…”
드라마 모래시계 고현정 정동진역
모래시계 OST